오늘의 글 · 2026. 09. 18.
슬픔은 천천히
찾아와요
슬픔은 천천히 찾아와요.
딱 그 순간에는 여기저기서 힘을 보태기 때문에
내 안에도 슬픔이 있는 걸 모르거나
슬픔이 그렇게 크지 않아 보여서 잘 속아요.
그러다 아무도 없는 고요한 시간에
누구도 보지 않는 가려진 곳에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는 적막 속에
나도 모르게 불쑥 찾아와요.
나의 목젖을 누르고
나의 심장을 조이고
나의 눈에 물을 가득 채워요.
나의 코에도 물을 채워요.
자기가 누군지 소개도 안 하고
그렇게 갑자기 와서는
고요한 시간을 휘젓고 가요.
아무도 못 보는데 아무도 못 듣는데
혼자서 버둥거리게 해요.
슬픔은 그래서 환영받지 못해요.
